갈림길 158

BUMP OF CHICKEN -「별똥별의 정체 流れ星の正体」

誰かの胸の夜の空に 伝えたい気持ちが生まれたら 누군가의 가슴 속 밤하늘에 전하고 싶은 마음이 태어났다면 生まれた証の尾を引いて 伝えたい誰かの空へ向かう 태어난 증거인 꼬리를 끌면서 전하고 싶은 누군가의 하늘로 향해 いつも迷路 終わらないパレード 止まったら溺れる 항상 미로 끝나지 않는 퍼레이드 멈춰서면 빠져버려 ゴールなんてわからないままで いつまで どこまで 골이 어딘지 모른 채로 언제까지 어디까지 時間と距離を飛び越えて 君のその手からここまで来た 시간과 거리를 뛰어넘어서 너의 그 손으로부터 여기까지 왔어 紙に書かれた文字の言葉は 音を立てないで響く声 종이에 적힌 문자의 언어는 소리를 내지 않고 울리는 목소리 そうやって呼んでくれただろう 見上げればちゃんと聴こえたよ 그런 식으로 날 불러주었잖아 우러러 보니 분명 들렸어 僕の上にも..

번역/노래 2019.07.16

미미

네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어. 단 한 번도 만화처럼 말을 걸어준 적이 없었으니까.  다소곳이 의자에 앉아 빤히 나를 지켜보는 너. 이마를 툭 건드려본다. 미동조차 없었다.  너의 영혼이 여기 없다는 것을 바보같이 이제야 깨달았다. 대낮에도 항상 어두웠던 방안. 나는 내가 어둠과 닮아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 왔지만 실은 진실과 마주하기 싫어서 그랬을지도 몰랐다. 커튼을 걷어낸 환한 원룸은 눈살이 절로 찌푸려질 정도로 더러웠다. 우선 청소를 했다. 썩은내 나는 라면용기와 레토르트 카레를 쓰레기봉투에 담고 곰팡이 슨 옷가지를 밖으로 내놓았다. 그제야 바닥을 보이는 장판에 락스로 문대어 정체모를 오염을 씻어냈다. 생각보다 청소는 빠르게 진행됐고 그 까닭은 나의 부지런함이 아니라 오직 원룸이 너무 작아서였다. ..

소설/습작 2019.07.05

이름을 남긴다는 것

이름을 남긴다는 건. 한정된 시간 속에서 유한한 삶의 결점을 극복한 사람이다.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하늘 아래 내리 쏟는 소나기를 온전히 다 피해내는 행인이 없듯 삶의 여정을 걷는 이에게 예기치 않은 끝은 찾아온다. 시기가 저마다 다를 뿐이다. 하지만 폭삭 젖어버리기 전에 우산을 펼칠 수 있듯 이름을 세상에 남기는 것이란 유한을 무한으로 바꾸고 실현 불가능한 기적을 조그맣게나마 성취하는 과정이다. 작은 액자에 걸려 사람들은 나의 삶과 죽음, 그 가치를 되새긴다. 그 때 떠오르는 한 조각 그리움과 눈물은 한낱 나무 프레임에 지나지 않은 액자를 적시어 물기를 머금는다. 이후에 잘 말려도 젖은 부분은 자국을 남긴다. 그 자국마저 액자가 썩고 닳아 없어지며 이내 역사의 거실에서 사라진다. 결국 사라지는 것은..

공통/생각 2019.07.05

우울하지 않은 인간

만약 내가 어쩔 수 없는 다분히 폭력적이고 운명적인 사건과 맞딱뜨린다면 그것을 순응할 수밖에 없을 테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거나 자연재해로 모든 것을 잃거나. 이미 도래한 비극을 피할 수는 없고 부정한다고 해서 본래 평온했던 상태로 되돌릴 수도 없다. 인간성이란, 이와 같이 압도적인 고통과 시련 속에서 좌절하고 분노하다가 끝내는 꺾여 고개를 푹 숙이고 인정할 뿐인 패배의식이다. 나는 지극히 연약하다. 그러한 인정의 결과물이란 죽음의 보편을 이해한 지금의 나, 앞으로의 너이다. 너무도 당연한 앎을 사람들은 가치와 의미를 보전하기 위해 애써 모르는 척 하기도 한다. 당장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지만 그것에 연민을 보내지 않는다. 일일히 모든 비극에 슬퍼하다가는 우울증에 빠지고 말 것이었다. 더 나..

공통/생각 2019.07.05

겨울 직전의 아이스크림

시퍼렇게 쏟아지는 추운 빗줄기는 세상을 적시어 어서 빨리 기온을 낮추고 겨울이 찾아오도록 계절을 재촉하는 중이었다. 그 사이를 지나야만 해서, 마음은 방안에 콕 틀어박힌 채 미동도 하기 싫었지만 시간이 다가오기 전에 밍기적대면서도 장우산을 펼쳐들고 집을 나섰다. 장을 봐와야 했다. 하필이면 이런 날 먹을 것이 떨어지나. 궁시렁대며 슈퍼로 가는 길은 물웅덩이를 피하고 지나는 차가 흩뿌리는 물세례를 온갖 방법으로 막아내는 비와의 사투였다. 옷 버리기는 싫다. 그렇다 해서 열과 성으로 빗방울을 피하려 안달하는 것 역시 보기 흉했다. 어서 겨울이 된다면 이런 걱정도 없을 터였다. 눈송이가 어깨에 내려앉아도 툭툭 털어내면 그만이었다. 지금 내리는 비는 세상을 눅눅히 적실 뿐만 아니라 괜히 사람을 우울하게 했다. ..

소설/습작 2019.07.05

바람은 너를 잊으라고 했다

바람은 너를 잊으라고 했다. 자신이 몰래 온 세상을 쏘다니듯 너 역시 몸 없는 정신으로의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나의 기다림을 무위라고 단정지었다. 그럴리가. 아니야. 부정을 되뇌어도 확신은 없다. 결국은 잊히고 마는 사람이기에. 망각은 삶이며 역사이며 그렇게 사람이었다. 하늘이 높아서 바람 다닐 길이 너무나 많은 가을날. 기력이 쇠하여 홀쭉해진 가로수 아래에는 부산스레 목도리를 두른 여학생이 이어폰을 끼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면 어떤 시간이 오기를 고대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어느 쪽이든 나와 마찬가지였다. 잊을 수 없는 무엇을 위해 마음을 향한다는 것이 같았다. 어서 떠나가기를 바랐다. 그녀의 해후로 나의 마음마저 위로를 얻을 것만 같아서 그랬다. 바람은 하릴없이 우리를 스치었고 시..

소설/습작 2019.07.05

일본어 번역 조어의 세 가지 방법

1. 기존 한자의 의미를 바꾸지 않고 조합해서 쓰는 경우 2. '자유'처럼 이전부터 있었던 한어의 의미를 바꿔서 사용한 경우 (중국에서 번역어로 사용하기 시작, 방법론 차용) 3. '부동산'처럼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낸 경우 - 권리, 의무는 중국에서 차용한 번역어. '동산', '부동산', '미필조건', '민권'(droit civil, 불어, 민법의 번역) 등은 미쓰쿠리 린쇼(명치 당시 일본의 번역가)가 스스로 만든 신조어. - 연설, 토론, 판권 등의 조어는 후쿠자와 유키치가 만든 것. ※ 출처 : 『번역과 일본의 근대』, 가토 슈이치 등 2명, 이산.

공통/생각 2019.07.05

자기검열

가끔 스스로에게 되뇌는 말이 있다. "자신에게 솔직하자." 이는 주변 사람들이나 사회의 가치판단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구해야 한다는 개인적 신념이다. 그러나 '나'라는 자아는 타자와 사회를 거울로 두고 자신을 계속 비추어보아야만 비로소 형성된다. 우리는 스스로 이름을 짓고 태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결정한 바 없는 '나'를 규정짓는 상징, 타인에 의해 붙여진 이름을 지니고 태어난 개인은 자신의 몸이 완전히 으스러질 때조차 그 이름을 되뇌는 것으로 자기동일성을 의식하고 끊임없이 '나'를 들여다 본다. 나는 외로운 단독자일 수 있으나 그것을 결코 획득하지 못한다. 실존은 본질에 앞서지만 그것을 의식하는 것과 내면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설령 개인의 본질이 지극히 신..

공통/생각 2019.06.17

요네즈 켄시 米津玄師 - LOSER (가사 번역)

번역 : 비범인 いつもどおりの通り独り こんな日々もはや懲り懲り 이츠모도오리노토오리히토리 콘나히비모하야코리고리 평소대로인 대로 홀로 이런 나날 이젠 지긋지긋 もうどこにも行けやしないのに 夢見ておやすみ 모- 도코니모이케야시나이노니 유메미테오야스미 이젠 어디에도 가지 못하면서 꿈꾸며 잠들어 いつでも僕らはこんな風に ぼんくらな夜に飽き飽き 이츠데모보쿠라와콘나후-니 본쿠라나요루니아키아키 언제나 우리들은 이렇듯 멍청한 밤에 질려질려 また踊り踊り出す明日に 出会うためにさよなら 마타오도리오도리다스아시타니 데아우타메니사요나라 다시 춤을 춤추는 내일과 만나기 위해 안녕 歩き回ってやっとついた ここはどうだ楽園か? 아루키마왓테얏토츠이타 코코와도-다라쿠에ㄴ카? 걸어다니다 겨우 다다랐어 여긴 어때 낙원인가? 今となっちゃもうわからない 이마토..

번역/노래 2019.05.25

콜라는 다 맛있어

"아니야." 구연산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가리지 않고 마셔. 각자 나름의 풍미가 있다고 생각해." "미친 소리 하지 마." 마시던 빨간색 캔 콜라를 원형 탁자에 내려놓으면서 구연산은 소파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얘, 사람은 항상 이데아를 찾으려 노력해야 해. 비록 우리가 동굴 안에서 태양을 등진 채로 묶여서 세계의 그림자만 보고 있다 하더라도 분명 원형이라는 건 존재해." 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꽉 붙잡고는 강제로 탁자에 시선을 향하도록 한다. "저게 콜라의 본질이야, 알았어?" "누가 보면 플라톤의 화신인 줄 알겠어." "철학가라면 누구나 플라톤이 되어야지." 아니면 나처럼 전과하던가. 구연산은 다시 터벅터벅 소파로 돌아가 앉으며 빨간 콜라를 집어들고서는 다시 들이켰다. 나는 마음 속으..

소설/장르 201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