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157

전투 직전의 잡담

한 무리의 화살이 머리 위를 지나 후위의 진영으로 날아간다. 바람을 꿰뚫는 기묘한 소리. 끔찍한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전투를 치루면서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온갖 괴성과 격음 사이에서도 저 화살의 비가 내는 소리만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히아신스 연합왕국이 유독 궁수대 양성에 공을 들였나봐." 자신의 직속 휘하로 있는 열다섯의 정예병은 사진의 혼잣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오랫동안 함께 훈련한 동지들이었지만 생생한 전투의 압박감 속에서 이들 모두가 긴장하고 있었다. "정신 차려. 궁수는 확실히 위협이지만 활시위를 당기다보면 저들은 금방 지쳐. 화살도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고." "공왕工王이 적진에 있다면 화살은 끊임없이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스스럼없는 성격 덕에 모두에게 인기가 좋..

소설/장르 2019.12.09

BUMP OF CHICKEN - 시공 숨바꼭질 時空かくれんぼ

安心すると 不安になるね 안심하면 불안하게 되네 例えば 今 예를 들면 지금처럼 だから今を 未来の外れに 그러니까 지금을 미래의 구석에 置いて忘れよう 밀어두고서 잊어버리자 そう思った 過去 그렇게 생각한 과거 繰り返した 今 되풀이했던 지금 温かいものは 冷めるから 따스한 건 식어버리니까 それが怖くて 触れられない 그게 두려워서 만지지 못해 貰わなければ 無くす事もない 선물 받지 않는다면 잃어버리지도 않아 もういいかい 過去 이제 찾아도 되니? 과거 まぁだだよ 今 아직이야 지금 隠れる場所は どこであろうと 숨은 장소는 그 어디든 常に世界の中心だから 이미 세계의 중심이니까 すぐ見つかって オニにされるよ 금방 들켜서 술래가 되어버리곤 해 ずっと探す側の かくれんぼ 항상 찾아다니는 입장인 숨바꼭질 君に会わなきゃ良かった 너와 만나지..

번역/노래 2019.11.23

BUMP OF CHICKEN - 디어 맨 ディアマン

怖がりな少年 どんどんギターを歪ませた 겁쟁이인 소년 점점 기타를 일그러뜨렸어 他人は少しも 解ってくれなかった 타인은 조금도 알아주지 않았어 5Wのアンプが なるべく小さく絶叫した 5W의 앰프가 되도록 작게 절규했어 閉め切った窓 三日月が覗いてた 단단히 닫은 창문 초승달이 훔쳐보고 있었어 布団被ってイヤホン ラジオなかなかのボリュームで 이불을 뒤집어 쓰고 이어폰 라디오 적당한 볼륨으로 キラキラした音が 体を走り回った 반짝이던 소리가 몸을 내달렸어 大好きなシンガー なんで好きなのか解らない 가장 좋아하는 싱어 왜 좋아하게 됐는지 모르겠어 目を閉じれば すぐ側にいた 確かに 눈을 감으면 바로 옆에 있었어 확실히 その声とこの耳だけ たった今世界に二人だけ 그 목소리와 이 귀 뿐 이 순간 세계에 두사람 뿐 まぶたの向こう側なんか 置いてけぼ..

번역/노래 2019.11.23

BUMP OF CHICKEN - 캐러밴 キャラバン

随分先に行ってしまった 멀찍이 앞서 가버린 光の下のキャラバン 빛 아래의 캐러밴 トンネルに残響 塞いだ耳 터널에 잔향 틀어막은 귀 自分嫌いな自分が好き 스스로를 싫어하는 스스로가 좋아 知らない顔で 知っている事 모르는 얼굴로 알고 있는 것 悟られないためのお勉強 속내를 들키지 않도록 하는 공부 綺麗な言葉を 올바른 말을 信じない様にして 믿지 않는 척 하며 満たされるのは 만족하는 건 とても普通の事 무척 평범한 일 叫びは不要 ただ言えば良い 외침은 무용 평범하게 말하면 돼 面倒臭がる君が面倒 귀찮아 하는 네가 귀찮아 知っている様で 知らない事 아는 체 하며 모르는 것 知識だけで知恵が無い事 지식 뿐이고 지혜가 없는 것 感動にシビアな訳じゃない 감동에 엄격해서가 아니야 感情に脂肪が付いただけ 감정에 지방이 붙었을 뿐 食べてきたご馳走..

번역/노래 2019.11.23

블로그 소개 및 연락처

쿠프카입니다. 닉네임을 바꿨어요. 원래 어릴 적부터 인터넷에서 게임 아이디나 별명 같은 거 적어낼 때면 "비범인"이라는 「죄와 벌」 에서 따온 네임을 써 왔었는데 항상 영자로 읽히기 쉬운 이름으로 바꾸고 싶었거든요. Kupka. 띠엄띠엄 인터넷 다수에게 읽힐만한 글 내지는 고민없이 휙 던질만한 생각 같은 걸 올리는 블로그입니다. 가끔 일본어 서브컬쳐 노래 번역을 올려요. 일본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듣다보면 노래에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이 있거나 언어적, 문화적 차이 때문에 쉬이 이해하지 못할 때 그걸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번역을 합니다. 항상 부족함이 많으니 혹여나 제가 올린 글에 의문이 있으시다면 댓글 올려주시면 경청하겠습니다. 블로그나 기타사항으로 연락이 필요하시다면 쿠프카 명의의 계정을 새로..

공지사항 2019.09.13

요루시카의『엘마』앨범이 왔다

엘마의 일기장 자체가 케이스. 일기장 맨 뒤에 사진과 앨범 CD가 동봉되어 있다. 일기의 내용은 무척 상세했다. 그 상세한 수준이 일기라기보다는 필사적으로 두 사람의 만남과 그 행적을 기록한 자전에 가까운 느낌이다. 한번 쭉 읽어보았는데 일기장 속 엘마는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고 있었다. 연출된 그의 필적이나 여행을 마칠 즈음의 일기를 더듬다보면 엘마는 참 강한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삶의 좌절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것. 스물 일곱의 에이미든 여행의 끝자락에 선 엘마든. 비극을 그저 비극으로 남겨두지 않으려는 태도로서의 두 사람은 참 아름답다. 아름답지만... 픽션을 조금 현실로 끌어당기면 조금 무섭고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블로그에 두서없이 적었던 요루시카 서사..

공통/감상 2019.08.29

요네즈 켄시 米津玄師 - 춘뢰 Shunrai (가사번역)

現れたそれは春の真っ最中 えも言えぬまま輝いていた 아라와레타소레와하루노맛사나카 에모이에누마마카가야이테이타 나타난 그것은 봄 한창 때 허나 말없이 빛나고 있었다 どんな言葉もどんな手振りも足りやしないみたいだ 도ㄴ나코토바모도ㄴ나테부리모타리야시나이미타이다 어떤 말도 어떤 손짓도 표현하기엔 부족해 その日から僕の胸には嵐が 住み着いたまま離れないんだ 소노히카라보쿠노무네니와아라시가 스미츠이타마마하나레나이ㄴ다 그 날부터 나의 가슴에는 폭풍이 눌러살고선 떨어지질 않는다 人の声を借りた 蒼い眼の落雷だ 히토노코에오카리타 아오이마나코노라쿠라이다 사람의 목소리를 빌린 푸른 눈의 낙뢰야 揺れながら踊るその髪の黒が 他のどれより嫋やかでした 유라레나가라오도루소노카미노쿠로가 호카노도레요리타오야카데시타 비틀거리며 춤추는 그 머리카락의 흑색이 그 무엇..

번역/노래 2019.08.04

항복하는 것은 괴롭지만 도움이 된다

"어쩌실 거예요?" 뒤에서 차분한 말투로 담담히 묻는 말에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선 지는 오래 되었다. 내가 속한 마을의 최선을 위해 나는 항상 노력해 왔다. 가끔은 공리를 위해 소수를 저버려야 할 때도 있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죄책감을 마음 속으로 삭여내고는 했지만 나는 그리 모진 사람이 될 수 없었다. 모든 사라짐은 비극일 따름이었다. "마을 안의 썩어가는 수족을 쳐내는 것도 어려운데 저들은 너무 어려운 문제를 강요하고 있어." 커다란 활을 들고 지역을 옮겨가며 마을과 도시를 약탈하는 집단인 '이리떼'. 이리떼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는 스라소니 부족이 이른 새벽 마을의 동쪽 울타리 앞에 진을 쳤다. "조건 없는 항복이냐 마을의 절멸이냐. 사실상 선택권을 준 ..

소설/장르 2019.07.24

BUMP OF CHICKEN -「별똥별의 정체 流れ星の正体」

誰かの胸の夜の空に 伝えたい気持ちが生まれたら 누군가의 가슴 속 밤하늘에 전하고 싶은 마음이 태어났다면 生まれた証の尾を引いて 伝えたい誰かの空へ向かう 태어난 증거인 꼬리를 끌면서 전하고 싶은 누군가의 하늘로 향해 いつも迷路 終わらないパレード 止まったら溺れる 항상 미로 끝나지 않는 퍼레이드 멈춰서면 빠져버려 ゴールなんてわからないままで いつまで どこまで 골이 어딘지 모른 채로 언제까지 어디까지 時間と距離を飛び越えて 君のその手からここまで来た 시간과 거리를 뛰어넘어서 너의 그 손으로부터 여기까지 왔어 紙に書かれた文字の言葉は 音を立てないで響く声 종이에 적힌 문자의 언어는 소리를 내지 않고 울리는 목소리 そうやって呼んでくれただろう 見上げればちゃんと聴こえたよ 그런 식으로 날 불러주었잖아 우러러 보니 분명 들렸어 僕の上にも..

번역/노래 2019.07.16

미미

네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어. 단 한 번도 만화처럼 말을 걸어준 적이 없었으니까.  다소곳이 의자에 앉아 빤히 나를 지켜보는 너. 이마를 툭 건드려본다. 미동조차 없었다.  너의 영혼이 여기 없다는 것을 바보같이 이제야 깨달았다. 대낮에도 항상 어두웠던 방안. 나는 내가 어둠과 닮아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 왔지만 실은 진실과 마주하기 싫어서 그랬을지도 몰랐다. 커튼을 걷어낸 환한 원룸은 눈살이 절로 찌푸려질 정도로 더러웠다. 우선 청소를 했다. 썩은내 나는 라면용기와 레토르트 카레를 쓰레기봉투에 담고 곰팡이 슨 옷가지를 밖으로 내놓았다. 그제야 바닥을 보이는 장판에 락스로 문대어 정체모를 오염을 씻어냈다. 생각보다 청소는 빠르게 진행됐고 그 까닭은 나의 부지런함이 아니라 오직 원룸이 너무 작아서였다. ..

소설/습작 2019.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