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화살이 머리 위를 지나 후위의 진영으로 날아간다. 바람을 꿰뚫는 기묘한 소리. 끔찍한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전투를 치루면서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온갖 괴성과 격음 사이에서도 저 화살의 비가 내는 소리만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히아신스 연합왕국이 유독 궁수대 양성에 공을 들였나봐." 자신의 직속 휘하로 있는 열다섯의 정예병은 사진의 혼잣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오랫동안 함께 훈련한 동지들이었지만 생생한 전투의 압박감 속에서 이들 모두가 긴장하고 있었다. "정신 차려. 궁수는 확실히 위협이지만 활시위를 당기다보면 저들은 금방 지쳐. 화살도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고." "공왕工王이 적진에 있다면 화살은 끊임없이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스스럼없는 성격 덕에 모두에게 인기가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