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구연산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가리지 않고 마셔. 각자 나름의 풍미가 있다고 생각해." "미친 소리 하지 마." 마시던 빨간색 캔 콜라를 원형 탁자에 내려놓으면서 구연산은 소파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얘, 사람은 항상 이데아를 찾으려 노력해야 해. 비록 우리가 동굴 안에서 태양을 등진 채로 묶여서 세계의 그림자만 보고 있다 하더라도 분명 원형이라는 건 존재해." 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꽉 붙잡고는 강제로 탁자에 시선을 향하도록 한다. "저게 콜라의 본질이야, 알았어?" "누가 보면 플라톤의 화신인 줄 알겠어." "철학가라면 누구나 플라톤이 되어야지." 아니면 나처럼 전과하던가. 구연산은 다시 터벅터벅 소파로 돌아가 앉으며 빨간 콜라를 집어들고서는 다시 들이켰다. 나는 마음 속으..